일상

착오송금 #1. 계좌번호를 잘못 적어서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보내 버렸다... 자금반환신청 접수 (2021.07.20.)

BoBooBoo 2021. 7. 2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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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7.20. 화요일

내용: 착오송금. 잘못된 계좌번호로 돈을 송금해버려서 자금반환신청을 접수했다.

 

 

아침 9시.

심상치 않은 국내장 시작과 함께 카카오톡 단체방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들려왔다. 내 주식도 개 박살이 났다.

 


9시 50분.     

폭풍전야 (暴風前夜)

 

다행스럽게도 2~3 종목에 이말올(이걸 말아 올리네) 선생님께서 일찍 찾아오셨다. 오전, 오후 내내 열심히 일해주셔서 생각보다 많이 올랐다. 손실을 모두 회복하고도 더 올라서 어제의 나보다 찔끔 더 부자가 되었다. 물론 몇몇 종목은 박살이 나 있었다. 그런데 하필 오늘 또 월급날이다. 더 가야 될 놈이 말 같지도 않게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니 꼭 사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장 초반이니 일단은 열심히 일에 집중하기로 한다.

 


오후 2시 36분. 

"실수지만 좋은 게 좋은 거지"

 

엄마한테서 카톡이 왔다.

엄마 : 이 죽은 뭐고, 잘못 온 거 아니가"
나 : ㅋㅋ 내가 먹으려고 주문한 건데 집으로 갔다. 엄마 먹어 또 시켰다.

 

주말에 주문한 간편식인데 배송지 주소도 확인하지 않고 샀나 보다. 본의 아니게 효자가 된 기분이라 기분이 좋았다.

 


오후 2시 50분 경.   

발묘조장 (拔苗助長). "급하면 일을 망치는 법"

 

일을 하던 중 갑자기 생각이 났다. 오늘은 지켜보고 있던 종목의 공모주 청약이 있는 날이다. 4시까지라서 급하게 필요한 돈을 이체해야 했다. 생각해보니 또 하필 오늘 월급날이다. 왠지 오늘을 위해 일부러 20일에 월급이 들어오는 것 같다. 시간이 다 된 것 같아서 급하게 계좌이체를 하기 위해 은행 앱을 켜고 계좌 번호를 "직접" 적고 송금 버튼을 눌렀다. 아...

 


오후 3시 1분.

아... 아... 아.........

버튼을 누르자마자 심리적으로 진짜 1초 만에 뭔가 잘못됨을 느꼈다. 왜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 것인가. 역시나 받는 계좌에서 알람이 오지 않았다. 

 

내 계좌번호   : xxxx1677xxx

보낸 계좌번호 : xxxx1667xxx

 

WTF!! 숫자 한개가 다르네...? 진짜 순간 소리를 지를 뻔했다. 갑자기 식은땀나고 어떻게 해야 될까? 왜 그랬을까? 온갖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다.

 

왜 수취인 확인을 제대로 안 했을까?

왜 자주 쓰는 계좌로 설정해놨는데 직접 썼을까?

아니 애초에 그냥 받는 계좌에서 가져오기 하면 되잖아.

이럴려면 오픈뱅킹 연동은 뭐하려고 다 해놨대. 그냥 미쳤던 걸까..

 

그냥 미친 게 맞는 것 같다. 어쨌든 급하게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보니 일단 은행에 전화를 하는 게 가장 먼저 할 일인 것 같았다.

 

자금반환신청을 위해 은행에 전화를 했다.

 

나는 신한은행 SOL 앱에서 오픈뱅킹으로 급여 통장인 하나은행 계좌에서 NH투자증권 계좌로 계좌이체를 했다. 그래서 당연히 돈이 빠져나간 은행인 하나은행에 전화를 먼저 했다. (왜 또 하필 이딴 식으로 했을까.. 그냥 하나은행에서 하지...) 심적으로 불안하고 급해 죽겠는데 대기는 역시나 있었다. 이것저것 인증을 하고 상담원과 연결되어 물어보니 신한은행 앱으로 했으니 신한은행에 문의해야 한다고 했다. 설마 한국식 "저희 소관 아니에요" 돌려막기는 아니겠지라는 생각도 살짝 들었지만 그딴 거 모르겠고 빨리 신한은행에 전화했다 

 

다행히 한국식 돌려막기는 아니었다. 신한은행 상담원이 친절하게 자금반환신청 절차에 대해 잘 설명해주셨다. 최대한 침착한 척하면서 잘못 보낸 계좌번호, 보낸 시간, 금액 등을 상담원께 알렸다. 앞으로 대략적으로 절차는 이렇다고 한다.

 

자금반환신청 절차

(1) 송금 서비스를 한 은행에서 자금반환신청 접수

(2) 잘못 송금된 계좌의 금융기관에 전송

(3) 해당 기관에서 수취인에게 반납 요청

(4) (정상적으로 잘 해결된다면) 반납받아서 나에게 전달해줌

 

최대 일주일 정도 소요될 예정이고 절차가 진행될 때마다 문자로 알려준다고 한다. 일주일 이후에도 전달받지 못하면 은행에 다시 전화해서 상담을 해보고 다음 단계를 시행해야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자금반환신청 이후 절차 (이때부터 은행이랑 상관 없음)

(5) (정상적으로 안되면...)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착오송금 반환 지원 접수

(6) (그래도 안되면...) 민/형사 소송............ 흑흑

 

자금반환신청 완료

 

(4) 번 과정에서 끝이 났으면 좋겠다. 

 

예금보험공사 "착오송금 반환제도"

7월부터 예금보험공사라는 곳에서 송금인이 실수로 잘못 보낸 돈을 찾아주는 착오송금 반환제도라는 것을 시작했다.

조건은 아래와 같은데, 마치 나를 위한 제도 같다. 망할, 전부다 해당된다.

  • 2021년 7월 6일부터 발생한 착오송금 건
  • 금융회사를 통해 사전 반환 신청이 진행된 건   ( <== 일단 이거 부터)
  • 착오 송금액이 5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인 건
  • 착오송금과 관련하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지 않은 건
  • 5~1000만 원 내 금액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가 7월부터 시작되었다

 

예금보험공사

 

www.kdic.or.kr

 

 

원만하게 잘 해결돼서 다음 절차를 진행하는 글을 안 쓰게 되면 좋겠다. 착오송금 반환제도니 민형사 소송과 관련된 법령이니 절차니 이딴 거 더 자세히 안 알아봤으면 좋겠다. 흑흑...

 

다음 글은 돈을 잘 돌려받았다는 내용으로 쓸 예정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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