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7.05. 월.
시작에 앞서 존경하는 메리츠 자산운용 CEO 이신 존리 대표님께 한마디를 하고 싶다.
"죄송합니다. 커피는 지금의 저를 살아가는 힘이라 포기 못하겠습니다. 차라리 밥을 굶을게요."
차를 팔아라. 커피 사 마실 돈으로 주식 투자를 하라.
미래에 부자가 되고 싶다면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라
- 존 리 -
이 자산은 하루에 얼마나 나에게 벌어다 줄 수 있을까?
지난 글에서 말했듯이, 나는 매일 마시는 캔커피 1개를 공짜로 마시기 위해서 재테크를 시작했다.
2021.06.23 - [재테크 이야기] - 재테크 이야기 1. 재테크를 시작하게 된 이유 "매일 캔커피 1개"
시작이 이렇다보니 새로운 투자를 시작하거나 (별일 없으면 팔 생각이 없는 굉장히 긴) 장기 투자를 할 때 습관적으로 '이 새로운 자산을 얻음(매수)으로써 어제보다 얼마나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단타칠 땐 그냥 하늘에 빈다. 그리고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어제보다 얼마나" 에 둔다. 주식 투자를 많이 하는 대학 동기들과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비슷한 느낌(?)으로 매일 자산의 변동 현황을 공유하는데, 일부만 각색해보면 대충 이런 식이다.
A : 아... 조졌다. 전일 -37 ㅠㅠ
B : 오늘 같은 날에 잃는 사람도 있음? +60
C : 한강감 ㅂㅇ. -150
D : ㅉㅉ 허접들. 형은 +100 이다.
A : 하루만에 C는 D보다 250 가난해졌네 ㅋㅋㅋ
C : 또 나만 어제보다 거지됐네
E : (사진) +326
A, B, C, D : ㄷㄷㄷㄷ
E : 아, 근데 올해 손실중...
A, B, C, D : ???
...
항상 조진 사람이 있고 한강은 돌아가면서 한 번씩 주기적으로 간다. 매일 거지되고 있는 사람도, 한번씩 압도적으로 1등 하는데도 올해 손실 중이다는 사람도 있다. 매일 잃는 것 같은데 기간 수익을 보면 수익 중인 사람도 있다.
나는 전일 대비 +, - 얼마인지 매일 부르짖는 전일바라기라서 아침, 점심, 오후 장 마감에 카카오톡 대화방에 나 얼마 잃음, 얼마 벌었음을 습관적으로 그냥 적는다. 언제부터인지 다른 친구들도 말하고 있는데, 이젠 그냥 서로의 가난(?)해진 정도를 이야기하는 재밌는 문화가 된 것 같다 (고점 대비 바라기도 있다. 그래서 얘는 고점을 갱신하는 순간 몇 초 외에는 항상 손실 중이다).
사실 '주식 자산'의 일시적인 크기 변동이라고 생각해서 단타 치는 몇 종목을 제외하고는 변동이 있던 말던 심적으로는 별로 신경은 안 쓴다. 내려주면 고맙게 더 살뿐이다. 그래도 약간 슬프고 속은 쓰리다. 장기 투자할 때는 매일매일 주가 변동에 관심을 두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심심해서 봐야 되니까 그냥 본다. 그렇다고 딱히 어떤 액션을 취하지는 않는다. 떨어지면 슬프지만 뭐 어쩌겠나 싶다. 투자한 회사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걸.
어제보다 얼마나
'얼마나'라는 말은 굉장히 애매한 말이다. 그래서 나는 10년 전에 사용했던 캔커피 받기 방법인 매일 600원 공짜로 받기 방법을 그대로 활용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 매일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공짜로 먹고 싶다. ( 4,100원 / 일 )
- 매일 하루 한 끼 식사를 공짜로 먹고 싶다. ( 7,000원 / 일 )
- 매달 내는 통화요금을 공짜로 내고 싶다. ( 3.2만 원 / 월 --> 1,100원 / 일 )
- 매달 내는 보험료를 공짜로 내고 싶다. ( 6.6만 원 / 월 --> 2,200원 / 일 )
- 매달 책 3권을 공짜로 사고 싶다. ( 6만원 / 월 --> 2,000원 / 일 )
- 2년마다 노트북을 공짜로 바꿀 것이다. ( 200만 원 --> 5,480원 / 일 )
- 매달 미국 ETF QQQ 가 1개씩 스스로 불어났으면 좋겠다. ( 2021.07.05. 기준 $358.64 --> 약 $12 / 일)
- 매달 미국 ETF DIA 가 1개씩 스스로 불어났으면 좋겠다. ( 2021.07.05. 기준 $347.94 --> 약 $11.6 / 일)
- 월세, 대출 이자, 부모님 용돈,... (끝도 없긴 하다.)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공짜로' 들은 당연히 진짜 공짜가 아니고 내 자산이 주기적으로 물어오는 볍씨인 현금흐름을 말한다. 그리고 이런 리스트들을 쭉 나열해놓고 하나씩 클리어하는 기분으로 자산을 모은다. 그렇다면 실제로 매일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얻으려면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될까?
매일 1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물어오려면 어떤 제비를 몇 마리나 키워야 될까?
먼저, 나는 스타벅스에서 소비를 할 예정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당연히 스타벅스 주식을 먼저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스타벅스 (SBUX) 주식 제비가 매일 아메리카노를 물어 오게 하려면 몇 주를 사야 될까?
SBUX는 1주당 약 115 달러 (2021.07.06. 기준)이고이고 매 분기 $0.45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산수를 조금만 해보면,
SBUX 1주, 3개월에 0.45 달러 (세후 0.38)
= 하루 4.86원
= 매일 0.0011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SBUX 850주 = 매일 1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자, 그러니까 스타벅스 850마리만 구하면 아메리카노를 매일 1잔씩 공짜로 물어다 준다. 대충 97,660 달러로 환율을 1,136원으로 치면 110,941,176원 (1억 1094만 원) 정도 나온다^^.
... ... ...
매일 1잔 마시려고 1억 치 사는 건 (지금의 나에겐) 답이 아니 것 같다. 스벅에만 박아 놓을 1억이 어딨나. 실제로 SBUX는 최근 1년간 주가가 굉장히 많이 올라버려서 배당 매력이 상대적으로 좀 떨어진 것 같아 보이긴 하다. (일찍 조금이라도 사놓길 잘했지). 최근 1년만 봐도 50%가 올랐는데... 그 말은 1년 전에 샀으면 약 7,300만 원 치만(ㅋ) 샀어도 1년에 스타벅 아메리카도 1잔이 생겼다는 말이다. 버핏 옹은 코카콜라 주식을 보면서 20년 전에 사길 잘했지라고 생각하시겠지. 나도 학원비로 코카콜라살껄.
다른 제비를 찾기 위해서 정확한 수치를 찾아보니 스타벅스는 배당률 1.59% 정도로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다른 제비를 찾자...
이제 기준점인 스타벅스 배당률 1.5% 와 1억 치를 살 수 없는 내 처지(?)를 알았으니, 새로운 제비가 뭐가 있을지 후보를 추려보자. 실제로 내가 가지고 있는 애들도 몇 마리 있긴 하다.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뽑아봤다.
이렇게 리스트를 뽑아놓고 보면 대충 내 처지에 맞게 살만한 애들이 뭔지 보이게 된다. 그럼 자연스럽게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될지 대충 생각할 수 있다.
- 전재산이 2,000만 원인데 내일부터 당장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공짜로 먹고 싶으면 초고배당 ETF 들을 사면 된다. 당연히 주가 상승 따윈 개나 줘버리는 부담은 안고 가야 한다.
- 5,000만 원 정도 여유가 있다면 적당히 이것저것 섞거나, 배당률이 3% 정도인 코카콜라나 3M에 몰빵 하거나 될 것 같다. 마찬가지로 큰 주가 상승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 1억 정도는 여유 있고 스타벅스 순정파라면 그냥 1.1억 치 스타벅스 사고 매일 아메리카노 공짜로 먹으면 된다. 아 부럽다.
- 더 많으면? 알아서 걍 알아서 아무거나 사도 된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잔 공짜로 먹기가 세상 이렇게 어렵다.
이 제비들 다 모을 수 있을까?
돌이켜보면 10년 전에도 캔커피 1개를 얻는 데 집중했지, 자산을 어떻게 얻을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결국은 원하는 정도의 자산을 완성했었다. 원하는 것이 생기니까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으려고 했었던지라 미리 걱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모으기 위해 행동을 할 뿐이다. 근데 요새는 잘 안돼서 살짝 쫄리긴 하다. 뭘로 더 벌지...
한 마리씩 모아가다 보면 언젠간 쌀 한 가마니씩 물어오겠지
지금은 10년 전과는 시장 상황이 많이 달라졌고 나의 금융 IQ 수준도 미약하나마 성장했다고 믿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투자 방법을 적용해보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진짜 엄청 실패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현금 흐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마인드셋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꾸준히 현금이 생기면 일을 잘할 것 같은 제비(종목)들을 꾸준히 사서 모으고 있다. 정말 오래 동안 키우면 버핏 옹의 코카콜라 마냥 쌀 한 가마니씩 물어다 주는 제비가 될 거라 믿고 있다. 홀라당 팔아먹지 말자.
아 그냥 버크셔 살까......?
배당을 1순위로 하다 보니 노인같이 투자한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렇지만 나도 큰 비중은 아니지만 성장주에 투자하고 있다고... 이제 성장주가 될지 테마주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른 대왕 제비들을 잡으러 가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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